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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1월 25일)
- 부활한 예수 만난 이방인의 사도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1월 25일)
- 부활한 예수 만난 이방인의 사도
역사적 사건
사도 바오로는 베드로를 비롯한 다른 사도들과는 달리 역사의 예수님을 단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 바오로가 만난 예수님은 '부활하신 그리스도'였다.
바오로가 개종하게 된 것은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바오로에게 당신을 직접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 만남으로 바오로는 회심했고, 이방인의 사도가 되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세상에 선포하게 된다. 그래서 교회는 이 만남을 구원사에서 결정적 사건으로 보고, '성 바오로 사도의 개종 축일'로 기념하고 있다.
연대기로 볼때, 사도 바오로의 개종 사건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후 5년 여가 지난 서기 33년께 바오로가 예루살렘 대사제로부터 숨어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체포해 압송하라는 임무를 받고 다마스쿠스로 가던 도중에 일어났다.

사도 바오로가 진술한 개종 체험담을 구성하면 이렇다. 율법주의자인 바오로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예수 제자들을 모세 율법을 파괴하는 이단자로 생각하고 이들을 박해하는데 앞장섰다. 바오로는 그 날도 예루살렘 대사제와 원로단의 명을 받고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려고 다마스쿠스로 가던 길이었다.
정오쯤 다마스쿠스 가까이 이르렀을 때 갑자기 하늘에서 큰 빛이 번쩍이며 바오로 둘레를 비추더니 "사울아, 사울아, 왜 나를 박해하느냐?"하는 소리가 들렸다. 바오로는 그 광채에 눈이 멀게 되고 소리에 놀라 땅바닥에 엎드린 채 "주님, 주님은 누구십니까?"하고 묻자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다"라는 소리가 또 들려왔다.

부활한 예수의 현현을 목격한 바오로는 그간 자신의 죄를 보속하려고 3일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진실한 통회로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예수가 지시한 대로 다마스쿠스에 사는 하나니아스에게 가서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인이 됐다(사도 9,1-19; 22,3-21; 26,9-18 참조). 바오로는 자신의 개종에 대해 "어머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나를 따로 뽑으시어 당신의 은총으로 부르신 하느님께서 기꺼이 마음을 정하시어, 내가 당신의 아드님을 다른 민족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그분을 내 안에 계시해 주셨습니다"(갈라 1,15-16)하고 고백했다.

바오로 사도는 이처럼 자신에게 일어난 개종을 회심으로 이해하지 않고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은 '부르심'으로 이해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자신을 "부르심 받은 사도"(로마 1,1), "하느님의 뜻으로 부르심 받은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1코린 1,1;2코린 1,1), "이방인들의 사도"(로마 11,13), "사람들에 의해서도 아니고 어떤 사람을 통해서도 아니며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하느님 아버지로 말미암은 사도"(갈라 1,1)로 밝혔다.  
전례
가톨릭교회가 매년 1월 25일에 '성 바오로 사도의 개종 축일'을 지내는 것은 오래된 전통이다. 예로니모 순교록에 따르면 로마에 있는 바오로 문도의 유해를 운구하는 예식이 처음으로 행해진 날에 '성 바오로 사도의 개종 축일'로 지냈다고 한다.

이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성 바오로 사도의 개종 축일이 되면, 교황이 바오로 사도의 유해가 묻혀있는 로마 외곽의 성 바오로 대성전을 방문, 바오로 사도의 회심을 기념하는 미사를 봉헌한다.
이날 사제들은 영광스럽게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옷을 상징하며 영광과 결백, 기쁨을 드러내는 '백색'제의를 입고 미사를 주례한다.

이날 미사 독서는 '바오로 사도의 개종 체험담'(사도 22,3-16)과 1코린 7,29-31 말씀이 봉독되고,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복음을 선포하라"(마르 16,15-18)는 복음이 선포된다.

아울러 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에 따라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해 1월 18일 '성 베드로 사도의 교황좌 축일'부터 25일 '성 바오로 사도 개종 축일'까지 한 주간을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으로 지내고 있다.